에로스와 타나토스: 오이디푸스와 메타심리학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남성과 여성의 육체로 표현되는 우주의 힘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면서 더욱 심도 있게 다루어졌다.
프로이트는 엠페도클레스가 말한 `우주의 환상`이라는 개념을 활용했는데 엠페도클레스에 따르면 정신과 우주의 삶은 사랑과 분쟁이라는 두 가지 원칙이 지배한다. 사랑은 성장, 풍요로움을 분쟁은 무질서와 파괴를 상징한다.
프로이트는 전반적으로 인간의 삶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고 특히 성장, 새로운 삶, 발전을 이끄는 성 본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물체를 파괴하고 살아 있는 것을 무생물의 상태로 되돌리는 죽음본능도 등장했다.
프로이트의 사후에 정신분석의 이론들은 `대상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크게 변화했는데 본능적인 힘과 상관없이 아동이 부모와 맺는 관계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후기 이론에도 이와 같은 변화가 보이지만 이 이론은 다른 학자들이 완성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프로이트의 이론은 발전할수록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외부 세계의 역할이 더 중요했다는 점이다.
본능에서 외부 세계로 초점을 돌리는 건 비논리/이성적인 인간의 파괴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파괴성을 개인 발달 과정의 실패로 국한하지 않고 더 광범위한 원인을 찾으려 했지만 행동을 추동하는 본능의 압박으로 인해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는 주장은 절대 굽히지 않았다.
초기엔 인간의 행동을 조정하는 본능이 쾌락을 추구한다고 설명하면서 성 본능과 관련된 쾌락 원리라고 불렀다.
하지만 파괴를 추구하는 원리는 분명히 작동한다. 이게 바로 그가 말한 `죽음본능`이다.
프로이트는 `반복`을 쾌락 원리에 따라 일어나는 거라 해석했지만 외상성 신경증 환자가 괴로운 경험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보고 이 모순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고민하다가 쾌락 원리 기저에 존재하는 본능을 제시하도록 이끌었다.
"본능은 초기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생명체의 욕구다"라고 주장했다.
섹스에 우선하는 본능이 있다고 주장했다. 초기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충동은 살아 있는 생명체가 무생물로 돌아가는 죽음의 단계에서 발견된다. 프로이트는 이 태초의 본능이 유기체의 가장 중심에 자리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생명체의 목표는 죽음이다`라는 말을 상기해보자.
이 충격적인 주장은 죽음본능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반복강박에 관해 설명한다. 항상 끝이 엉망인 인간관계나 상황을 되풀이하는 사람들을 보자.
무엇이 이렇게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일으킬까?. 운명 신경증이라고 불린 반복강박에 대한 프로이트는 이렇게 얘기했다.
"환자들은 마치 위험한 운명, 악마적인 힘에 사로잡힌 것처럼 보이지만 정신분석적인 관점은 그 운명의 대부분이 스스로 조장한 것이거나 유아기의 경험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해석한다."
정신분석에선 외부의 힘이 환자를 조종할 수 없다고 본다. 기억이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을 억압하고 배제했다고 보는 것이다.
소포클레스는 오이디푸스의 만행을 포장 하려 했다. 어쩔 수 없는 힘 앞에 놓인 희생양처럼 묘사했지만,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행위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완전한 의식 상태에서 그러한 만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고 스스로 벌을 내렸다.
이 상황에 대해 프로이트는 심리학적으로 매우 정확하다고 평했다.
행동의 원인이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개인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점은 같다. 다만 자기 행동을 일으킨 동기를 기억 못 할 뿐이다.
프로이트는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경험 뒤엔 인간보다 오래된 힘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힘을 `죽음충동`이라고 명명했다.
4장 꿈과 발달, 그리고 정신
정신에 대한 프로이트의 해석
프로이트의 이론은 변화에 개방적이었지만 자기를 형성하고 완성하는 무의식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 건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심리성적 발달에선 보통 성의 본질과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아동기 때의 강한 환상이 성인기까지 계속 성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무의식 및 무의식과 정신의 다른 기관에 대한 해석은 고정적이지 않았다. 정신분석학자 조셉 샌들러에 따르면 프로이트는 평생 정신의 세 가지 모델 사이에서 주요 관심사가 계속 바뀌었다.
1880년대 중반의 처음 이론 모델은 히스테리에 대한 그의 생각에 영향을 주고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었다.
샌들러가 말했듯 프로이트의 이론 모델에 따르면 증상의 원인인 억눌린 무의식적인 힘은 실제 외상적인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정동이나 정서이다. 외상이 발생한 시점과 관련된 억압된 감정은 결국 증상으로 드러난다.
프로이트는 이 정동 외상 모델에 만족할 수 없었고 대신 지형학적 모델을 선택한다. 이 모델에 따르면 정신은 `의식, 전의식, 무의식`이라는 세 가지 체계로 이루어진다. 이 모델을 통해서 세 가지 체계 사이에서 움직이는 정신적인 에너지란 개념을 정립했다.
지형학적 모델은 그의 꿈 연구에도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후에 프로이트가 용어를 수정하고 정신의 `구조`를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내용이 개정된다. 이 정신 구조는 이성적인 자기인 `자아`, 무의식적 욕망의 저장소인 `원초아`, 그리고 부모나 문화 속 사고방식이 내면화된 `초자아`를 말한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어느 부분에 더 중요성을 두느냐는 보는 관점들에 따라 달라진다.
무의식의 존재를 인지하려면 시간 경험에 대한 복합적인 관점을 수용해야 된다. 의식적인 자기는 시간의 흐름, 노화 과정의 힘 등을 인식하지만 무의식의 세계는 이와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이렇게 말한다. "원초아의 세계에선 그 무엇도 시간과 소통하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지 않으며 시간의 흐름에 맞춰 정신 과정을 수정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영향을 받는 동시에 받지 않는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그린은 프로이트가 제시한 삶에 대한 관점이 연속적, 직선적인 외부 시간의 흐름으론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무의식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원한 무의식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이동에 제약을 받지 않고 둘 사이를 쉽게 오간다. 다만 미래에 대한 소망은 유지된다.
정신적인 세계에서 과거를 완벽히 비껴갈 수 없다. 거기엔 현재의 문제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공존한다.
이러한 시간의 중복은 꿈 내용을 해석할 때 제일 분명해지고 꿈 분석은 히스테리 연구와 더불어 정신분석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변화하는 현재와 과거의 문제들이 서로 공존하면서 영향을 주고받는 게 꿈을 통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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