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러다임
융은 인간이 경험하고 과학자들이 측정하는 대로 실재에 대한 완전한 진술을 제공할 수 있는 패러다임 형태로서 동시성(시간, 공간, 인과성과 더불어)을 포함하는 포괄적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그는 "정신적 사건과 대상적 사건 사이에 의미 있는 일치"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봤다.
융은 실재를 제대로 진술하려면 인간 정신의 출현(관찰자)과 의미의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융은 이 땅에서 인간 삶의 의미는 인간이 의식을 수용하는 능력과 밀접히 연관된다고 보며, 이 세계에 보이지 않고, 사고 되지 않고, 인식되지 않은 상태로 끝없는 시간의 영겁을 통해 흐르고 말았을 사물과 의미를 반영하는 인식을 세계에 덧붙이게 된다는 것이다.
융에게 있어 유사 정신의 집단 무의식 심층에서 나온 형태와 이미지가 의식 안으로 출현하는 것은 인간에게 우주에는 목적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왜냐면 인간만이 이러한 형태를 실현하고, 이렇게 실현한 것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은 인식되기 위해 우리를 필요로 한다. 인간은 우주에 질서의 원리가 있다는 의식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우리는 저기 객관적으로 있는 의미를 주목하고 마음에 새길 수 있다.
융은 어느 특정 사건의 의미에 대한 답을 단지 이 사건을 초래한 여러 사건의 인과적 연속만으로 설명하기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의미에 관한 질문에 답을 구할 때 동시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사태에 대해 심리학적, 유사 정신적 측면에서 볼 때, 무의식 내용이 포진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원형적 형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형태들은 동시성과 심층적 구조의 의미에 관한 질문에 제대로 응답하는데 필요한 매개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세계사 무대에서 원자탄의 출현과 관련한 의미의 탐구에서는 2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요인과 이 전쟁으로 격화된 반대 진영의 양극화를 포함해야 한다. 이런 분석을 할 때 원자폭탄을 만들려고 한 현대 인류의 열망도 포함되는 것이다.
융은 정신세계의 경계를 과감히 넘어서는 동시적 사건과 관계하는 원형 이론을 다루기 위해 원형의 비정신적 본질에 대한 개념을 확대해야 했다. 원형은 이미지와 관념의 형태로 정신 내부에서 경험되므로 정신적이며 심리학적이다.
다른 한편으로 원형은 그 자체로 표상될 수 없으며 그 본질은 정신 밖에 놓여 있다. 융은 여기서 원형이 갖는 `경계 넘기` 속성을 소개한다.
비록 인과적 과정과 연관되거나 이러한 과정에 의해 `수행된다`고 하더라도, 원형들은 계속 그 지시 대상의 틀을 넘어가는데, 이러한 틀을 경계 넘기라고 한다.
원형은 정신과 인과성 둘 다에 의해 `수행된다`라고 할지라도 둘의 경계를 넘어가는 위반을 한다.
융이 의도한 이 경계 넘기의 의미는 정신 안에서 일어나는 형태가 정신 밖에 있는 형태 및 사건과 서로 연관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과 인과성의 공통적인 것은 원형이다.
원자 폭탄의 경우에 자기 원형은 폭발 사건에 의하여, 이 사건이 나타나는 세계 역사의 맥락에 의하여, 그리고 폭탄이 나오게끔 한 몇백만 명의 열망에 따라 정신의 내면세계와 외부 세계의 역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정신이 인과적으로 조직화하고 구조화될 뿐만 아니라 동시적으로 된다고 가정해보면, 이것은 성격 발달이 이미 정해져 있어서 후생적 연속 단계를 밟는 것일 뿐 아니라 의미 있는 동시 발생(동시성)의 계기를 통해 일어난다는 것도 의미한다.
또한 본능적인 것들과 원형들은 인과적으로, 그리고 동시적으로 (의미 있게) 맺어지고 활성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성 같은 본능은 연속되는 사건의 인과적 연쇄(유전적 요소와 심리학적 고착 또는 아동기의 경험)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원형의 장이 특별한 순간에 형성되고, 누군가와의 우연한 만남이 평생 관계로 바뀌기 때문에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순간에 유사 정신 세계의 무언가는 가시적이고 의식적으로 된다. 원형이 포진된 이미지는 사건을 만들지 않지만, 내면 심리의 준비된 상태와 한 사람의 외부적 모습 사이의 상응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동시적이다.
삶은 새롭게 바뀌고, 동시적 사건들의 배후를 숙고함으로써 의식은 심원한 수준에 이르거나 심지어 궁극적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원형의 장이 밤하늘의 별처럼 펼쳐지고 그 펼쳐진 형태가 정신과 대상적인 비 정신 세계 안에 동시적으로 출현할 때, 사람은 도 안에 머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우주론
좁은 의미에서 동시성이란 꿈이나 사고 같은 정신의 사건과 비정신적 세계의 사건 사이의 의미 있는 일치이다. 융은 광의의 정의도 내린다.
광의의 정의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과 특별한 연관이 없어도 세계에서의 비인과적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세계에서 "동시성이 갖는 관념을 `비인과적 질서`로 보는 광의적 개념 활동"을 말한다.
인간의 정신과 우리의 개인적 심리는 무의식의 유사 정신의 수준을 통해 가장 심원하게 이러한 우주 질서에 참여한다. 정신화 과정을 통해 우주에 나타나는 질서 형태는 의식에 이용될 수 있고, 결국 이해되어 통합될 수 있다.
각 사람은 이미지와 동시성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내면에서 나오는 창조자와 창조적 작업을 증언할 수 있다. 왜냐면 원형은 정신의 양태일 뿐만 아니라 우주의 실제적 기본 구조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고대 현자들은 "위에서처럼, 아래도 그러하다"라고 말한다. 현대의 영혼 탐험가 카를 구스타프 융은 "내면에서처럼, 외면도 그러하다"라고 응답한다.
이렇게 융 분야까지 끝났다. 융 시리즈는 머리 스타인의 저서인 `융의 영혼의 지도`를 참고하여 정리했으며, 융 시리즈 이후엔 원래였으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사회심리학 분야를 연재하려 했으나 먼저 심리학적인 기초이론들을 좀 소개하고 넘어가려 한다. 아무튼 혹시나 이 글들을 봐준 분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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